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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접보는 상상
    카테고리 없음 2023. 10. 17.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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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더 자신있으십니까? 자기 자신? 물?" 

    무척 바쁘게 생긴 사내가 태을에게 묻는다.

    "제 자신을 팔아보겠습니다."

    "그럼 물을 팔아보시죠. 준비는 30초 드리겠습니다."

    이곳은 한 금융회사의 신입 영업사원 면접장이다. 태을은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생각에 빠졌다가,

    "혹시 휴지와 종이, 그리고 펜을 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하고 묻는다.

    면접관은 말 없이 책상 구석에 박힌 휴지곽에서 티슈를 뽑고, 자신의 서랍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 태을에게 건낸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업무에 집중한다.

    태을은 펜을 종이에 갖다대더니, 종이에 격렬하게 낙서를 시작한다.

    태을이 펜으로 종이를 긁으며 나는 촥, 촥 소리만 사무실에 울린다.

    몇 번의 낙서를 마치자 태을이 입을 연다.

    "제가 이짓을 면접관님의 책상에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이 얼룩을 지우고 싶으시겠죠. 저 말고 다른 면접자들도 이 사무실에 올 것이고, 클라이언트나 동료들도 당신의 사무실에 방문할 것입니다."

    면접관은 아까의 퍼포먼스에 당황한 듯, 일은 뒷전으로 두고 태을에게 집중한다.

    "이 얼룩이 그대로 남아있다면 분명 그들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것입니다. 이 얼룩 하나가 면접관님의 인사고과, 그리고 회사의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태을은 아까의 티슈를 집어들고, 종이에 문지른다. 당연하게도, 종이의 잉크에는 변화가 없다.

    "이 얼룩은 티슈만으론 지우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물을 종이 위에 붓고, 다시 티슈를 종이에 문지른다. 그러자, 잉크가 번지면서 지워지는 시늉이라도 한다.

    "이 물을 사용하면 지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면접관은 어느새 일을 양 손에서 떼고, 태을에게 집중한다.

    "이 물 한잔으로 당신의 책상의 얼룩을 제거함으로써, 당신의 급여, 보너스, 그리고 회사의 영업 이익이 지켜질 수 있습니다."

    "단돈 1달러에 모시겠습니다."

    면접관은 어이 없다는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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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접에 대한 상상을 하며, 물은 어떻게 팔아야 할까? 하는 생각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간단하게 작성한 소설을 통해 표현해보았다. 실제 면접관은 어떻게 저러한 퍼포먼스를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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